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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 1
여행을 다녀온 후 정신적으로는 힘을 얻었고,
육체적으로는 피로를 얻었군요. -ㅁ-
이번 포스트엔 여행중에 느꼈던 몇몇 단편적인 것들을 뒤늦게 정리해 봅니다.
사실은, 하나로 잇는데 실패해서 그냥 방치해 두고 있던 것이죠.

광주에 도착해서 느낀 따뜻함과 황당함

광주 터미널에 내린 후 저는, 공용 버스 정류장에서 광주 비엔날레 행사장 위치를 사람들에게 물었습니다. 생각 외로 행사장을 사람들이 잘 몰랐다는 것은 논외로 치고, 마치 자기 일처럼 여기저기 물어서 노선을 알아다 주셨습니다. 잘 모르시는 아주머니 분들도 관심을 가져주시며 이야기하셨지요. 제가 느낀건 이겁니다. 보통 서울에서 길을 물었을 때 잘 모르면,
"잘 모르겠는데요."
하며 가던길 가는게 보통입니다. (저도 그랬지만요.) 하지만 광주에서의 인상은 달랐습니다. (이런 작은 훈훈함을 느끼려고 여행을 계속하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알아놓은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때, 중절모를 쓰고 일흔을 넘겨 보이는 할아버지 한분이 손을 내미며 삼천원만 달라고 하셨습니다. 순간 잘못들은게 아닐까 어리둥절하고 있자 다시 같은말을 하시더군요. 광주 사람들의 훈훈함을 느낀지 5분도 채 되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사람들에게 막 도움을 받은 처지인지라 차마 내치지 못하겠더군요. 여행 경비 생각을 하며 정중히 거절하자 이번에는 동전이라도 몇 개 달라고 하시더군요. 할 수 없이 차비로 쥐고 있던 오백원 동전 두개를 드렸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나이가 몇이냐, 여자는 있느냐 물어 오시더라구요. 저는 이상한 노인네라 생각하며 대답 않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얼른 버스가 오길 기다리며 앞만 쳐다보고 있었지요. 잠시후... 누군가 등을 툭툭 치길래 돌아보았습니다. 조금 전의 할아버지였습니다. 영감님은 저에게 종이 쪼가리를 주시고는 옆에 있는 다른 사람을 향해 가셨습니다. 저는 보지도 않고 가방에 쑤셔 넣었습니다.
한참 후 저는 버스를 탔고 그 버스 안에서도 내릴 곳을 친절한 아주머니에게 안내 받아 행사장인 중외공원을 향해 걸으면서 아까 받았던 종이를 펼쳐 보았습니다. 거기엔 궁합을 적어주려 했는지 뭔가 열심이 적혀 있었죠. 원래 운명이나 점을 믿지 않았지만 그걸 보면서 혼자 낄낄 웃었답니다. 허무하게 지출한 돈 천원이 복채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죠.

잊혀지지도 않는데, 그 영감님 말투가 이렇습니다.
"점심 먹게 삼천원만."
"그럼 동전 몇개라도 줘."
"나이는?"
"나이 말야 나이!"
"서른? 토끼띠구만?" (결국 나이까지는 대답하고 말았습니다.)
"여자는? 없어?"


재질은 추측컨데 담배박스 오린 것
빗주지 말라는 것은 돈 꿔주지 말라는 거라고...(빚 아냐? -.,-)
by 젠더 | 2004/10/21 16:38 | 일상일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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